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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김정건님 | 2010.10.20 09:08 | 조회 1494
<img src="http://holypower.org/site/files/z5_6/2105730838_2ab44527_BFCFBCAD.jpg" alt="" /><br /><br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지음
현대문학

인상깊은 구절
잔디밭에 등을 대고 누우면 부드럽고 편안하고 흙 속 저 깊은 곳에서 뭔가가 꼼지락대는 것 같은 탄력이 느껴진다. 살아 있는 것들만이 낼 수 있는 이런 기척은 흙에서 오는 걸까, 씨앗들로부터 오는 것일까. 아니 둘 다일 것 같다. 흙과 씨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을 적이 많다. 씨를 품은 흙의 기척은 부드럽고 따숩다. 내 몸이 그 안으로 스밀 생각을 하면 죽음조차 무섭지 않아진다.


그리 두툼한 책은 아니지만 이틀에 걸쳐 읽어야 할 만큼 놓지고 싶지 않은 구절들의 조합이다. 나 또한 그녀와 함께 숨쉬는 공기, 바람, 그리고 소소한 일상이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글을 세상에 쏟아낼 수 있는 그 에너지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한없이 부럽기만 한 지금이다.



뒤늦게 문단에 데뷔해 주옥같은 작품으로 세상과 마주하고, 이제 인생의 뒤안길에서 자연으로 돌아갈 자신에 대해 스스로를 정리하고 다듬는 과정들을 고스란히 담은 책이다.



특히 박경리 선생님을 추모하는 글을 읽을 때는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나 또한 곱게 나이들어서 나와 인연을 맺은 주변인들에게 이렇게 기억되었음 하는 바램과 함께, 이렇게 기억될 수 있게 내가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소심한 반성에서 비롯된 감정이었을 것이다.



결코 남과 다르지 않을 뻔한 나의 일상이지만, 박완서 선생님과 같은 눈으로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바래본다. 아름답지 않더라도, 늘 기쁘지만은 안더라도 내 기억속에 정확하게 자리잡을 나의 소중한 시간들을 좋은 글로 남길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한없이 스스로가 초라해지는 시간이 가끔 찾아오더라도 그 시간 또한 먼훗날의 나를 완성해 낼 소중한 조각이기에 잘 이겨내(?) 보리라

다짐해본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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